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일주일이 되었고 월급이 아닌 주급을 받았다. 대표가 매주 받을래 격주로 받을래 물어봐서 매주 받겠다고 했다.
대표가 요즘 회사 근로계약 관련 시스템이 어쩌고 저쩌고 두 번이나 설명해 줬는데 이해를 못 했다. 아무튼 12월까지는 프리랜서로 일해야 하고(현재 전 직원이 그렇게 일하고 있음) 1월 되면 프리랜서로 계약할지 아니면 정규직으로 변경할지는 각자 선택하면 된다. 물론 안정적 프레임이 필요한 외노자인 나는 무조건 정규직을 원한다.
이 고용 계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헐거운 형태)이 처음에 너무 생소하고 불안했다. 그리고 매일 본인이 작업한 일들을 시간별로 정리해서 인보이스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거에 대해서도 대표가 제대로 설명을 안 해줘서 의사소통에 혼선이 생겨 첫 주부터 넘버투한테 밉보였다. 이 일 때문에 속 시끄러워서 어젯밤에 잠을 많이 설쳤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오늘 무사히 인보이스를 제출했고, 막상 체크를 받으니 내가 회사를 다니긴 다니는구나 싶은 느낌이 들어 마음에 평화가 급 찾아왔다.
아무튼 첫 주를 회고해 보자면, 매일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이었다. 월요일엔 당연히 너무 좋았고, 화요일엔 엥 이게 맞나 싶고, 수요일은 나름 괜찮았고, 목요일은 최악이었고, 금요일은 여러 일이 있었으나 체크와 함께 평화롭게 마무리되었다. (놀랍게도 좋았던 이틀이 핸섬이가 사무실에 왔던 날과 일치한다! 오로지 내 사리사욕을 위해 자주 와 주기를.)
수면시간 자체는 그전이랑 크게 다르지 않고, 오피스잡이라 식당 일에 비해 신체활동도 크게 없었는데 너무나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 일주일 내내 긴장해서 온몸이 굳어있었던 모양이다. 마사지가 절실하다.
내 평생 회사가 100% 내 마음에 든 적이 거의 없었고(딱 한 번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프로젝트 끝나고 연장이 안 됐다), 그게 나처럼 까탈이에게는 특히나 어려운 일임을 안다. 그래도 1년 반의 짧은 학업기간, 무경력, 외국인, 게다가 아시아인이라는 약간의 핸디캡들을 극복하고 3개월 만에 그래픽 디자이너 잡을 구한 것만으로도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 기대에 못 미치는 곳이라도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것이 나에게 더 이로운 경험을 안겨 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하기 때문에 1년 뒤 이직할 계획을 부지런히 세우고 있고, 곧바로 실행으로 옮길 것이다.
취업하고 첫 급여 받은 것을 스스로 축하하기 위해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 이만하면 이번 주, 나쁘지 않다.
어제자 그림일기.
피곤해서 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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