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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정보

몬트리올에서 집 구하기(싱글 기준)

by Kimtl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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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에 오기 전에 가장 걱정이었던 부분이 집 구하기였다. 몬트리올에서의 이사 시즌은 다른 도시와는 조금 다른데, 매년 7월 1일은 캐나다의 Canada Day이지만 몬트리올에서는 대대적인 이사 시즌이기도 하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는데 이 날짜에 맞춰 대부분의 임대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1970년대에 정부가 법적으로 정한 임대 기간 조정 정책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나는 몬트리올에 어정쩡하게 12월 중반에 도착했지만, 혼자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몬트리올에서의 주거 형태와 도움을 받은 사이트, 그리고 기타 집 구하기 팁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퀘벡 지역 내 주거 형태

몬트리올에서 집을 구할 때 숫자와 ½이 붙은 독특한 주거 공간 표기 방식을 접하게 되는데, 처음 보면 헷갈릴 수 있지만 한 번 익히면 이해하기 쉽다. 숫자는 주로 방의 개수를 나타내고, ½은 욕실을 의미한다. 아래는 대표적인 주거 형태들이다.

  • 1½ : 보통 '베첼러(bachelor) 또는 '스튜디오(studio)'라고 불린다. 하나의 큰 방에 주방과 작은 욕실이 붙어 있는 형태다. 방 하나에 주방과 거실, 침실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욕실은 작은 공간으로 방 근처에 위치한다. 혼자 생활하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 2½ : 작은 1 베드룸 아파트로, 별도의 침실이 있고 거실, 주방, 욕실이 분리되어 있다. 일부 2½ 아파트는 L자형으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며, 드물게 거실에 작은 알코브(작은 방) 공간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알코브는 종종 아치형 구조로 거실과 구분될 수 있다. 이 구조는 흔하지는 않지만, 알코브 스튜디오라고도 불린다.
  • 3½ : 보통 일반적인 1 베드룸 아파트로, 별도의 침실, 거실, 주방이 있는 형태다. 크기는 건물마다 다르지만, '주니어 베드룸(junior bedroom)' 또는 '컨버터블 스튜디오(convertible studio)'로도 불린다. 공간이 비교적 넓어 1인이 살기에도, 커플이 살기에도 적합하다.
  • 4½ : 2 베드룸 아파트로, 거실, 주방, 욕실이 포함된다. 주방은 별도로 분리되어 있을 수도 있고 개방형일 수도 있다. 거실과 침실 크기는 건물마다 다를 수 있지만, 2인 이상의 가족에게 적합한 크기다.
  • 5½ : 4½ 아파트와 비슷하지만 방이 하나 더 추가된 형태다. 3개의 침실과 거실, 주방, 욕실이 있는 구조다. 또는, 2개의 침실에 거실과 다이닝 룸이 추가된 경우도 있다. 이 아파트는 '컨버터블 3 베드룸(convertible 3-bedroom)'이라고도 불린다.
  • 6½ 와 그 이상: 3개 이상의 침실을 가진 대형 아파트다. '클래식 6'이라고도 불리며, 보통 2개의 큰 침실, 1개의 작은 침실, 거실, 다이닝 룸, 주방으로 구성된다. 그 이상은 4개 이상의 침실을 가진 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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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사이트
  • Kijiji: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중고 거래 및 렌털 사이트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이트가 집을 파악하기에 가장 쉽게 되어 있다. 특히 주거 공간의 크기, 포함된 것들과 포함되지 않은 것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복불복이 있어서 나는 항상 답장을 잘 받았지만, 어떤 친구는 답장을 거의 못 받았다.
  • Facebook Marketplace & 그룹: 한국에선 Marketplace가 안 보이지만, 캐나다에 와서 계정을 새로 만들고 언어를 영어 또는 불어로 설정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한국 계정으로 전환했다가 Marketplace가 다시 안 보이면 앱을 다시 설치하고 언어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 그룹에는 여러 주거 관련 그룹이 있는데 내가 추천하는 그룹은 'Appartement à louer Montréal'와 'Montreal Apartments/Logements Montréal'이다. 그룹에서는 그냥 기본 메시지(예: Hi, is this still available?)만 보내면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다. 내가 누구고, 왜 몬트리올에 왔고, 얼마나 살 계획인지 등 자기소개를 넣으면 답장이 더 잘 온다. 나도 여기서 lease transfer로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를 저렴하게 구했다. 새 계약이었다면 렌트가 많이 높았을 것이다.
  • 기타: Facebook 외에도 Rentals.ca, Centris.ca, Louer.ca, Realtor.ca 등 부동산 사이트가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Facebook을 더 많이 사용했다. 여러 옵션을 비교하고 싶다면 이 사이트들도 둘러보는 게 좋다.
리스트랜스퍼와 서블릿
  • 리스트랜스퍼 (Lease Transfer): 현재 임대인이 남은 임대 기간 동안 임대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형태다. 주로 1년 계약의 중간에 이사 가야 하는 경우에 사용되는데 새로운 세입자는 계약을 인수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 같은 조건으로 살 수 있다.
  • 서브리스 (Sublet): 임대인이 현재 계약의 일부 기간 동안 세입자를 대여하는 형태다. 원래 임대 계약의 조건을 유지하면서 세입자는 잠시 동안만 임대할 수 있다. 서브리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래 세입자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집 구하기 관련 기타 팁
  • 크레딧 체크와 서류 준비: 몬트리올에서 집을 구할 때 대부분 크레딧 체크를 요구한다. 하지만 처음 몬트리올에 와서 크레딧이 없는 학생들은 비자 신청할 때 준비했던 잔고 증명서, 학교 입학 허가서, 근무 경력이 있다면 경력 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캐나다 내 보증인이나 co-signor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이런 곳은 그냥 패스했다.
  • 인터넷 설치: 나는 모바일로 Fizz를 쓰고 있어서 인터넷도 Fizz로 정했다. 운 좋게도 이사하는 날에 맞춰 모뎀 설치 예약이 가능했다. 셀프 개통이었는데 매우 간단했다. 기사님이 와서 신호 확인만 잠깐 하고 갔고 나는 매뉴얼대로 셀프 개통을 했다. 인터넷 속도는 60 mbps(45불)로 했는데, 충분히 빠르고 만족스럽다.

몬트리올에서는 여름에 집을 구하는 게 보통 더 어렵다. 특히 7월 1일에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하기 때문에, 이사 시즌 전에 미리 집을 구하는 것이 좋다.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난방, 전기, 물세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몬트리올은 겨울에 난방이 필수라 난방비가 포함된 곳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집이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나는 이사 시즌에 오지 않았으나 리스트랜스퍼 덕분에 다운타운 내에서 저렴한 스튜디오를 구해 2년 가까이 잘 살고 있다. 이 글이 나처럼 혼자 집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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