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 정보

캐나다에 온 이유

by Kimtl 2024. 8. 28.
반응형

왜 굳이 퀘벡, 왜 굳이 프랑코폰?

2024년 8월, 드디어 그동안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20년 가까이 다른 블로그를 운영해 왔지만, 그곳은 너무 일상적이고 잡다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서 이번엔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는 캐나다에서 미혼 여성이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비슷한 경험을 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나눌 계획이다.

내가 처음 캐나다 퀘벡 몬트리올에 도착한 건 2022년 12월이었다. 한겨울에 그것도 겨울이 춥다고 알려진 퀘벡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하다니, 참으로 생뚱맞은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나는 해외에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서 어떤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시험에서 내가 응시하려던 T/O가 그 해에는 열리지 않았고, 다음 해에도 확실히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몬트리올에서의 새로운 삶을 결심하게 되었다. 많은 나라 중에서 왜 캐나다, 그리고 여러 도시 중에서 왜 몬트리올을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사실 단순히 프랑스어권 국가 중에서 가장 살기 괜찮은 곳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유학 대신 캐나다 몬트리올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차차 풀어보도록 하겠다.

 

정말 단지 프랑스어 때문에?

프랑스어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이곳을 선택했을까? 사실 그 이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다. 2007년 여름, 나는 약 두 달간 몬트리올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집안 문제로 인해 급히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몬트리올은 언제나 다시 돌아오고 싶은 도시로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대학을 졸업한 후 영어 선생님으로 일했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고,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공공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5년, 프랑스어 하나만 믿고 그렇게 아프리카 대륙을 처음으로 밟게 되었다. 그때부터, 부모님께서는 탐탁지 않아 하시는, 나의 유랑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프리카의 세 나라에서 거주하면서 생존을 위해 프랑스어 실력을 차츰 갖추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찾았지만, 늘 그렇듯 인생이 늘 순탄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거주했던 나라에서는 치안이 불안정하여 일상적인 삶조차 힘들게 느껴졌고, 그때부터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이 내 삶의 우선순위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기에는 상황이 단순하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의 근무 내내 다음엔 어디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고, 프랑스와 캐나다 유학은 언제나 내 선택지 1, 2위를 다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성공’이라는 야망을 포기할 수 없었고,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 주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그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 시험이 아니고서는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만약 한국에 정착하게 된다면 부모님께도 자랑스러운 직장을 갖고 싶었고, 당당해지고 싶었고, 진짜로 궁상맞게 살고 싶진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글에서 더 깊이 다루도록 하겠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내가 계획했던 시험의 T/O 문제가 생기면서 나는 그때가 완전히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깝게 공부한 프랑스어를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면서 외국인으로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선진국으로 알려진 캐나다, 그중에서도 몬트리올을 선택한 된 것이다. 그렇게 2022년 7월에 유학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5개월 만에 캐나다땅을 밟았다. 수년간 이어졌던 고민에 비해 실제로 실행된 기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졸업 후 앞으로의 계획?

나는 1년 반 동안의 다사다난했던 학교 생활을 마치고 지난달에 졸업했고 지금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의 직업학교 경험과 취업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앞으로 블로그에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오랜만에 내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려니 문장이 아직은 어색하고 잘 이어지지 않는 것 같지만, 앞으로 꾸준히 쓰다 보면 점점 더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다듬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응형